미국 로트드립의 백미 중 하나는 바로 루트 66를 달려보는 것이다. 루트 66는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로 지난 1926년 11월부터 1985년 6월까지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길이 2천448마일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부터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까지 이어지며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포함 총 8개 주를 지나는 루트를 담고 있다.
현재 도시로 변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히스토릭 루트로 일부 구간이 남아있고 실제 자동차로 달려 볼 수도 있어 눈길을 끈다. 루트 66는 미국인들에게는 ‘마더스 로드’라고 불리며 50~60년대 당시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이 길을 따라 미 서부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구간마다 추억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트 66는 다양한 구간이 존재하지만,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2시간 정도 거리로 달려볼 수 있는 곳도 있다.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루트 66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빅토빌에 자리한 ‘캘리포니아 루트 66 뮤지엄’을 향해 달려가 보자. 이곳에서부터 바스토우에 자리한 ‘루트 66 마더스 로드 뮤지엄’까지 이어지는 36.8마일 코스는 루트 66를 짧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좋은 코스다.
먼저 빅토빌 뮤지엄에서는 건물 한 벽면 전체를 장식한 루트 66 지도 그림 앞에서 자신의 자동차와 사진을 찍도록 하자. 멋진 추억을 남긴 후 이제 본격적으로 루트 66 로드트립을 시작해보자. 이 루트는 오로 그란데, 라 델타, 헬렌데일을 지나 바스토우로 이어진다. 빅토빌을 떠나서는 가장 먼저 엠마 진의 홀랜드 버거 카페(Emma Jean’s Holland Burger Case)에 들려보자. 이곳은 루트 66를 따라 이동했던 많은 여행자 및 서부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들려서 허기를 달랜 곳으로 지금도 트럭 드라이버와 당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루트 66의 맛집이다.
카페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오로 그란데에 도착한다. 겉으로 볼 때는 버려진 시골 마을 같지만 길 위에 루트 66의 입간판을 비롯해 알록달록한 다양한 작은 상점 등을 통해 5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루트 66 박물관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기념품도 살 수 있고, 버려진 주유소나 마켓 앞에서 당시의 느낌을 연상하면서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계속해서 바스토우를 향해 루트 66를 따라 달리다 보면 이번엔 엘머의 보틀 트리 랜치(Elmer’s Bottel Tree Ranch’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말 그대로 다양한 유리병을 마치 나무 모양처럼 보이도록 만든 예술 작품이 가득하다. 각종 여행 책자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이곳은 캘리포니아 루트 66 구간의 백미 중 하나다.
헬렌데일을 지나갈 때는 잠시 시간을 내어 실버 레이크스 호수에 들려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호수 주변으로 생긴 타운으로 호수 안쪽으로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비롯해 다양한 식당 상점이 자리해 있다. 호수는 자동차로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루트를 가지고 있고, 놀쓰 비치 공원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계속해서 바스토우 시내로 들어가면 루트 66의 향수를 조금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루트 66가 번성할 당시 중요한 기착지 중 하나로 모텔, 가게 등에서 루트 66의 벽화와 상징물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 자리한 루트 66 마더스 로드 뮤지엄은 빅토빌에 있는 뮤지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내부에는 당시 사용된 스포츠카의 모형과 함께 주변 가게들이 쓰다 버린 오래된 간판도 있다. 사실 우리와는 조금 동떨어진 문화이긴 하지만 60년대 미국의 한 역사를 체험하기에는 좋은 공간이다.
시카고에서부터 이어진 루트 66는 여기 소개된 구간을 지나 210번 프리웨이 인근을 따라 로스앤젤레스로 들어오며 산타모니카에서 끝을 맺는다. 대도시 안에 자리한 루트 66는 그저 작은 사인으로 그 존재감을 알릴 뿐, 자동차로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 때문에 루트 66를 직접 달려보며 당시의 느낌을 누리고자 한다면 빅토빌에서 바스토우까지 한번 달려 보기를 권한다.
다만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일부 박물관 또는 식당, 명소 등의 출입이 제한적이거나 운영 시간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출발 전 미리 박물관 개장 여부 등을 확인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개인 위생 용품도 꼭 챙겨서 떠나길 당부한다.
루트 66를 달리다보면 ‘Get your kicks on Route 66’이라는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말 그대로 이 길에서 신나게 즐겨보라는 뜻. 미 서부 로드트립의 진정한 재미를 경험해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루트 66를 향해 떠나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