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도심을 누릴 혼다의 전기차 브랜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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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제조사들은 속도와 충전 시간 등 주로 기능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혼다는 다르다. 지난 201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혼다는 어반(URBAN) EV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 차는 무척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마치 1세대 혼다 해치백을 보는 듯 너무나 귀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혼다가 이 차에 ‘어반’이라는 뜻을 강조한 이유는 도심형 시티카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즉 빠르고 강력한 전기차보다 시빅과 같이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운전하기 쉬운 전기차를 만들고자 했다.

혼다의 전기차 브랜드를 이끌 ‘e’ 모델. Photo=Honda news

약 2년의 세월이 지나 어반 콘셉트는 ‘혼다 e’라는 정식 이름이 붙게 됐다.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상품성에 있어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화한 e 모델은 지난 2019 제네바 오토쇼를 통해 프로토타입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혼다 e’는 위장막을 쓴 채 도심 구석구석에서 현지 적응 훈련에 박차를 하고 있다.

‘혼다 e’는 어반 콘셉트보다 휠베이스와 트랙 등을 넓혀 승객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만들고 보다 실생활에 유용한 용도로 쓰기 위한 개선점들이 보인다. 씨티카를 지향하지만 스마트 포투와 같이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으로 지향하지는 않을 듯 보인다. 그래도 뒷좌석에 가장 몇 개는 놓을 수 있지 않겠냐는 예측도 해본다.

혼다 e는 복고 미니멀리즘을 디자인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Photo=Honda news

구체적인 양산 성능을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것들을 통해서 볼 때 1회 충전으로 최대 약 130마일 정도의 주행거리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며 30분 이내로 전력의 80% 정도를 충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은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지만 인테리어는 모두 디지털로 장식될 예정이다. 어반 콘셉트에서 보여준 풀 디지털 콕핏과 같은 부분이 ‘혼다 e’ 양산 모델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사이드미러 역시 전용 카메라가 대신한다.

아날로그적인 외관과 달리 와이드형 디지털 콕핏이 눈길을 끈다. Photo=Honda news

다만 혼다 e가 언제 본격 판매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해치백 모델과 함께 2017년에 공개된 쿠페 타입 스포츠 EV 역시 궁금증을 만들고 있다. 혼다는 우선 오는 2025년까지 판매중인 대부분 모델을 전기차와 같은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바꿀 예정이다. 혼다가 전기차 분야에서 어떤 장점과 방향을 그릴지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2019 도쿄 오토쇼를 통해 공개되는 2020 혼다 핏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빅 1세대의 향수를 가진 이들이 e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Photo=Honda news

1세대 시빅 또는 폭스바겐 골프와 함께 청년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혼다 e’는 무척 깊은 향수를 건넨다. 오히려 젊은층보다 노년층에서 이 차를 더욱 기다린다고 소리도 있다. 아직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혼다는 클래리티 EV 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모델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항상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혼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전기차에서는 복고를 강조한다. 이같은 혼다의 전략이 과연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장점으로 통할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