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서 기아자동차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줄 풀사이즈 SUV 텔루라이드의 윤곽이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텔루라이드는 기아 보레고(한국명 모하비)의 후속으로 개발을 시작해서 지난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 모델 KCD-12의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됐고 이후 텔루라이드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공개 당시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했다. 콘셉트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비난과 칭찬이 함께 해 이 차에 대한 큰 기대를 알 수 있었다.
콘셉트카는 각지고 조금은 둔탁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공개된 텔루라이드 콘셉트는 양산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전면부에 기아의 자랑인 호랑이 코 그릴이 크게 자리했고 헤드램프 스타일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처럼 직사각형 모양을 지녔다. 풍만함이 넘치는 보디와 차체 크기는 미국 브랜드의 풀사이즈 SUV보다 전혀 기죽지 않는다.
특히 인테리어는 대형차 K900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한 듯 넓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원목과 가죽을 아낌없이 사용해 고급스러움도 키웠고 커진 차체 크기 덕분에 거주성도 좋아 보인다. 기아 측에서는 텔루라이드가 8인승 SUV가 될 것이라 밝혔다. 특히 V6 엔진과 항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이브리드 버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애초 보레고와 같이 프레임 보디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으나 모노코크 보디 설계 기술로 만들어졌고 전량 북미에서 생산해 북미 시장에서만 팔릴 예정이다. 현재 기아는 쏘렌토를 SUV 플래그쉽 모델로 내세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3열 시트를 기본으로 중형 사이즈 SUV 시장에서 앞선 품질과 성능으로 경쟁하고 있지만, 윗급 풀 사이즈 SUV와의 대결에서는 아무래도 힘이 붙이는 것도 사실. 텔루라이드는 전장이 약 200인치에 이를 것으로 보아 쉐보레 트레버스, 혼다 파일럿, 폭스바겐 아틀라스 등과 본격 경쟁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텔루라이드와 함께 풀사이즈 SUV 시장을 공략하는 현대 팰리세이드 역시 막바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텔루라이드가 북미 시장을 겨냥했지만, 팰리세이드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판매가 예상된다. 코나에서부터 시작된 현대 SUV 의 독특한 프런트 디자인을 패밀리룩으로 삼았고 제네시스 디자인에서 엿본 고급스러운 부분들이 적용됐다는 소문도 있다. 미국 브랜드만의 놀이터로 비친 풀사이즈SUV 시장, 현대와 기아의 도전이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아 텔루라이드는 오는 내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공개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