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건 먹고 싶지만, 열심히 요리하기는 싫은 날이 있죠. 그럴 땐 모아서 감싸기만 하면 되는, 랩 요리 어떠세요.
② 식감
랩은 다양한 재료를 모아서 감싸는 요리인 만큼, 식재료와의 조합이 중요해요. 조합의 성공을 좌우하는 첫인상은 식감입니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그리고 씹을수록 식감의 조화가 입안에서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선 식감에 레이어를 줘야 합니다. 부드럽고 도톰한 양배추엔 탱글한 새우를, 얇은 잎채소에는 고기를, 또 버섯이나 찐 감자처럼 부드러운 재료에 아삭한 오이나 당근, 오징어처럼 쫄깃하거나 씹히는 맛이 있는 재료를 함께 넣는 식이죠.
오늘 소개할 ‘백김치로 랩’은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레시피입니다. 차돌박이나 삼겹살 같은 고기를 먹을 때, 느끼함을 덜어주기 위해 묵은지나 김치를 같이 먹는데, 조금 더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을 함께 먹고 싶어서 생각해낸 메뉴예요. 쌈무는 상큼하지만, 너무 얇고 감싸기 어렵더라고요. 반면 백김치는 두툼한 줄기는 아삭하고, 얇은 이파리는 부드러워서, 두 가지 식감을 즐길 수 있는데다 묵은지보다 맛이 더 신선하고 산뜻해 매력적이에요. 실제로 백김치 이파리 위에 밥, 차돌박이, 부추를 넣은 간장 양념, 여기에 백김치 줄기를 채썰어 올려 감싸니, 다양한 식감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식감이 재미있고, 맛있게 느껴졌어요.
백김치 대신 일반 김치나 묵은지를 활용할 수 있어요. 이땐 매운 양념을 걷어내고 잘 씻은 후 물기를 꼭 짜서 활용해야 다른 식재료와의 조합을 해치지 않고 그릇에 담았을 때도 깔끔해요. 특히 묵은지는 신맛이 강한 만큼, 취향에 따라 설탕 등을 넣어 단맛을 더해줘야 맛의 밸런스가 좋죠. 차돌박이는 바삭할 때까지 너무 익히면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 부드러운 식감이 나는 정도로만 구워주세요. 또 대패삼겹살 등 취향에 따라 다른 고기 부위를 넣어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추 간장은 간을 더해,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계절에 따라 부추 대신 달래나 미나리 같은 제철 향신 채소를 응용해보세요.
Today`s Recipe 문인영의 랩랩 ‘백김치로 랩’
“백김치처럼 크기가 큰 채소는 부위를 나눠서 활용하면 좋은데, 단단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으로 부위를 나눠서 활용하세요. 이파리는 싸는 용도로, 줄기는 채 썰거나 다녀 속 재료에 섞는 거죠. 이렇게 하면 채소를 아낌없이 쓸 수 있고, 속 재료에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더할 수 있어요.”
재료 준비
재료 : 백김치 12장, 밥 1공기, 차돌박이 200g, 들기름 약간, 소금·통깨·후춧가루 약간씩
부추 간장 : 부추 8줄기, 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통깨 1큰술
만드는 법
1. 백김치는 이파리 부분과 두꺼운 줄기 부분을 나눠 자른 후 물기를 꼭 짠다. 줄기 부분은 굵게 채 썬다.
2. 밥에 들기름과 소금, 통깨를 약간씩 넣어 버무린다.
3. 차돌박이는 부드럽게 볶은 후 후춧가루를 뿌린다.
4. 부추를 송송 썰어 나머지 부추 간장 재료와 함께 버무린다.
5. 백김치 이파리 위에 채 썬 백김치, 밥, 차돌박이를 올린 후, 부추 간장을 1작은술씩 올려 돌돌 만다.
문인영 푸드스타일리스트 cook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