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년전 공룡이 놀던 울창했던 숲 전체가 고스란히 화석으로
LA에서 909마일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동쪽에 있는 페트리파이드 화석 숲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페트리파이드는 146에이커 규모의 화석공원이다. 2억2천만년전에 숲 전체가 그대로 화석으로 굳어져 형성된 곳이다. 지금은 사막이지만 그때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고 하는 곳. 연간 강우량이 불과 10인치가 못되는 무척 메마른 곳이다.
화석이 된 나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마치 외계에 간 느낌을 준다. 엄청 큰 나무들이 나이테는 물론이고 껍질까지 그대로 화석이 되어 2억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지나왔다. 희한하게 생긴 나무 화석들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이곳 페트리파이드 화석 국립공원이다. 나무 화석의 규모와 양은 세계에서 따라 올 곳이 없다고 한다.
방금 톱으로 베어 논 듯한 통나무 화석
미국에서 비교적 인적이 뜸한 국립공원 중 하나인 이곳은 뾰족한 암석과 오래된 기암괴석 투성이다. 하지만 굽이굽이 펼쳐지는 도로와 바위투성이 트레일을 따라 산봉우리를 탐험하면 지구 격동의 시대를 보여주는 유물과 고생대의 생생한 증거를 만나게 되는 곳이다.
이곳에는 화석화된 나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석, 바위와 메사 지형, 고대의 암면 조각은 물론 야생동물과 야생화까지 연중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옛날 인디언들이 살았던 흔적도 남아있다. 거대한 사암벽에 그려 논 암각화 유적도 있고 기원전 살았던 아나사지 인디언들의 집터도 있다. 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화석이 된 나무들을 쉽게 만난다.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짧은 트레일을 걷거나 오지 속으로 하이킹을 한다면 더 많은 절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입구는 2곳이다. 40번 Fwy에서 막바로 진입하거나 남쪽 180번 하이웨이에서 들어가는 길이다. 어디로 진입하든 공원 안에서는 외길을 따라가게 돼있다. 북쪽에서 진입하면 처음에는 화석들을 만나지 못하고 그냥 평범한 데스밸리 같은 사막길을 한참 달리게 되어 “뭐 이런데가 유명하다고…” 후회 할 정도다.
숲의 규모 짐작케 하는 60m가 넘는 거목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안으로 들어 갈수록 만나는 희한하게 생긴 나무화석들이 ‘역시나~’ 감탄하게 된다. 굳이 지질학자가 아니라도 세월과 자연의 위대함 앞에 절로 숙연해 지는 곳이다.
통나무들이 동강 난 채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그냥보면 방금 제재소에서 잘라 낸 나무들 같이 보일 정도로 나이테나 나뭇결, 껍질까지 생생하게 그대로 남아있다.
화석들은 신기하게도 잘린 토막도 일정하다. 단지 잘린 부분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자개상 같이 번쩍이는 광물질로 변했을 뿐이다. 이렇게 화석이 된 나무들은 큰 것은 길이가 60m를 넘는것도 있어 이곳이 얼마나 거대한 나무로 가득찬 숲이었는지를 대신 말해 준다.
또 다른 볼만한 곳으로는 언덕에 물감을 풀어 놓은듯한 신비한 색조를 감상할 수 있는 페인티드 데저트(Painted Desert)와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원형천막을 닮은 더 티피즈(The Tepees), 블루메사(Blue Mesa), 티포니(Tiponi), 카치나(Kachina), 휘피(Whipple), 레이시(Lacey) 포인트를 들러 이 공원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늘이 없는 곳, 한 여름 방문은 피하도록
페트리파이드에서 명심해야 할것은 아무리 조그마한 화석이라도 가져가는 건 불법이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쉴 그늘과 화장실이 없다는 게 문제다. 물론 음식물을 파는 매점도 없다. 한 여름철 방문은 가급적 피하는게 좋다.
공원안에는 정식 캠핑장이 없다. 단 백패킹으로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하룻밤 지내는것을 허용한다. 이 경우 반드시 안내소에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 공원은 다른 국립공원과는 다르게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다. 겨울에는 오후 5시, 봄 가을에는 6시, 여름에는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 만약 입장시간이 지나 공원 내에 있다면 레인저들이 돌아다니면서 나가라고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