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는 가을/겨울 시즌, 자동차 월동 필수 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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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지난해 겨울 큰 사고를 날 뻔한 기억을 되새겨본다. 퇴근길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차를 끌고 나섰다. 체인을 장착해야 할 정도의 폭설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사계절용 타이어를 끼고 있다는 것이 그를 안심시켰다. 프리웨이에서 내려 로컬 도로로 접어들자 눈도 멈췄다. 안심하던 그는 갑자기 바뀌는 신호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런데 차는 그의 의지와는 반대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적색 신호를 지나쳐 그대로 다른 차선으로 미끄러진 자동차. 오가는 차가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눈도 그치고, 사계절 타이어까지 낀 A씨의 자동차.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자동차의 타이어는 용도와 계절에 따라 알맞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여름, 도로가 익을 듯 달아오르는 곳에서는 아무래도 썸머(SUMMER) 타이어를 끼는 것이 접지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여름 장마와 같이 비가 많이 오는 때에는 배수성이 뛰어난 타이어를 고르는 것도 지혜다. 반면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 시즌은 어떨까? 이때도 겨울 날씨 특성에 맞는 윈터(WINTER) 타이어를 끼는 것이 지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시즌마다 타이어를 갈아끼는 것은 무척 번거롭고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사계절용 타이어를 선호하기도 한다. 모든 계절에 두루두루 쓰기 좋은 사계절용 타이어는 시즌별 타이어 교환이라는 수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여름 시즌의 경우, 데스벨리와 같이 화씨 110도가 넘어 도로가 익을 정도의 지역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계절 타이어는 나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다. 눈이 내린다면 두 가지 조건의 도로 조건을 생각할 수 있다. 눈길과 빙판길이다. 눈이 막 내리기 시작할 때는 사계절 타이어는 나름 설계된 특성에 따른 성능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화씨 19.4도 아래로 내려간다면 눈이 녹고 얼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도로는 빙판길로 바뀌게 된다.

빙판길에서 윈터 타이어의 장점은 드러난다.

빙판길은 겨울 운전자에게 가장 위험한 도로 조건이다. 때에 따라 체인을 장착해도 운전이 힘든 경우도 있다. 윈터 타이어의 위력은 바로 이때 드러난다. 썸머 타이어 또는 사계절용 타이어의 경우는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 고무가 단단해지면서 접지력도 약해진다. 윈터 타이어는 영하의 기온에서 말랑말랑함을 유지하는 유연성을 가진 고무 재질을 사용해 만든다. 이 때문에 빙판길에서도 어느 정도의 접지력을 만들어낸다. 또한 윈터 타이어의 패턴 디자인은 눈길 또는 빙판길에 어울리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겨울철 가장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살얼음이 낀 도심 속 건물 사이 그늘진 도로 또는 다리 위, 터널 입구 등에서 윈터 타이어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런데 윈터 타이어는 언제 껴야 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미국 타이어 유통 전문점 아메리칸 타이어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화씨 45도 아래로 내려가는 시즌이 오면 윈터 타이어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적어도 늦가을부터는 교환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썸머와 윈터 타이어를 사서 교환까지 하다 보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전문가들은 “타이어는 달리는 만큼 교환 주기도 빨라진다. 썸머와 윈터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면 결국은 계절마다 타이어의 주행거리를 절약할 수 있다는 부분도 염두에 두면 좋다. 즉 타이어 교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라고 말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윈터 타이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비용과 번거로움이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타이어는 곧 나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부품이다.  미국 내에서 혹독한 겨울과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윈터 타이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