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 주변에 쌓인 ‘하얀 가루’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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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얼마나 자주 자동차 배터리를 들여다보는가? 만약 누군가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사실상 일 년에 한 번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만큼 자동차 배터리는 자동차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들여다볼 필요가 없는 부품으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배터리는 자동차의 전자 기기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특히 시동 시스템과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배터리 단자 주변으로 하얀 가루가 쌓이는 백화 현상이 또렷하다

배터리 관리의 첫 번째는 바로 배터리 단자 주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닛을 열고 배터리의 ‘+’, ‘-‘ 극에 붙은 단자를 보라. 만약 이곳이 깨끗하지 않고 초록을 내는 하얀 가루 등이 눈처럼 쌓여 있다면 ‘백화 현상’을 의심해야 한다. 배터리 단자에 생기는 이 같은 하얀 가루는 배터리 전해액이 증발하면서 그 안에 포함된 황산 등의 성분이 단자의 구리 성분과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배터리 내 전해액이 이처럼 증발하는 이유는 먼저 배터리 케이스와 단자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틈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고, 배터리 또는 알터네이터의 성능 저하로 인한 충전과 방전이 계속해서 일어나면서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동 거리가 많지 않은 자동차의 경우, 배터리가 충전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끄고 켜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배터리 상단에 달린 창을 통해 배터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녹색’은 정상, ‘적색’은 보충을 뜻한다

다음으로 배터리 전해액 점검이다. 보통은 배터리 상단에 인디케이터 창을 통해 ‘녹색’으로 보이는 경우 배터리가 정상인 것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은 단지 전해액의 컬러만으로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알터네이터 성능이 정상인 경우에 배터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여겨진다면 예방 정비 차원에서 배터리 교환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가 이상 있음을 알리는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시동과 관련된 것.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이전과 달리 한번에 시원하게 걸리지 않을 때도 배터리 성능을 의심해보자. 보통 배터리 수명은 3년으로 보지만 관리에 따라 10년까지 쓸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어도 일 년에 한번은 주기적으로 배터리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특히 블랙박스나 차량 충전기 등 전력 사용이 많이 필요한 경우라면 배터리 성능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배타리 교환 시 단자 주변 세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 배터리를 교환할 때는 반드시 단자 주변 청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교환 업체에서 어느 정도 하얀 가루를 제거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너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본인 스스로 배터리 교환을 하고자 할 때는 하얀 가루를 없애는 단자 청소법이 있다. 이때는 쇠로 된 브러쉬를 이용해 단자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배터리 근처에 뜨거운 물을 담은 컵을 두고 이 안에 단자를 넣어두면 세척이 된다. 단자 주변으로 백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세척 후 배터리 터미널 보호제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터리는 언제 어디서 수명을 다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상 징후를 미리 알고 평소 배터리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조금 더 오래 사용할 가능성은 높다. 돌아오는 주말, 차량 점검 및 세차 등을 할 계획이라면 보닛을 열고 배터리 상태를 한번 살펴보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