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레이저를 쏜다? 레이저 헤드램프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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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최신 모델들은 한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경쟁 모델보다 헤드램프가 유난히 얇고 가늘다.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서 헤드램프는 사람의 눈과 같아서 첫인상을 결정짓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통 콘셉트카에서 접한 멋진 프런트가 실제 양산차에서 만나기 힘든 이유는 바로 이 헤드램프를 얇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선보인 BMW i8을 비롯해 7, 8시리즈, 앞으로 등장할 뉴 3시리즈까지. 콘셉트카와 거의 같은 느낌이 든 BMW의 디자인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정답은 바로 레이저 헤드램프에 있다.

레이저 헤드램프는 내부 형광물질에 레이저를 쏘아 빛을 만든다. Photo=BMW news

레이저 헤드램프라고 하면 선뜻 차에서 레이저를 직접 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앞선다. 정말 그렇다면 마주 오는 차량과 보행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이저 헤드램프에서는 레이저가 나가지 않는다. 레이저 헤드램프의 기술은 헤드램프 내부 형광물질에 레이저 광선을 쏘아 빛을 만드는 구조를 지닌다. 쉽게 형광등 작동원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형광물질이 빛만 낸다면 자동차용 헤드램프로는 사용이 쉽지 않다. BMW는 여기에 반사판을 만들어 빛이 한곳에 집중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레이저 헤드램프에 사용되는 형광물질은 세라믹 물질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ED 상향등(왼쪽)과 레이저 상향등 비교. 오른쪽 레이저 헤드램프가 훨씬 더 멀리 비춘다. Photo=BMW news

광원으로 레이저를 사용하게 되면 작은 반사판으로도 큰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모듈의 소형화가 가능하다. 또 하나 레이저 헤드램프의 특징으로 거리가 멀어져도 빛의 면적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LED 헤드램프와 비교해 기능적인 우위를 점한다. 이미 시장 도입에 성공한 BMW i8의 레이저 헤드램프의 경우 LED 헤드램프와 비교 시 약 1천 배 작은 크기와 약 2천 피트(상향등)까지 빛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원 자체가 상당히 밝다 보니 아직은 헤드램프 상향등에 주로 적용된다. 레이저 헤드램프를 가진 모델들은 오토매틱 헤드램프 기술을 통해, 조명이 없는 야간 도로에서 상향등을 켜서 보다 먼 시야를 확보하게 하고 마주 오는 물체 출연 시 자동으로 하향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접목했다. 그 때문에 레이저 헤드램프를 가진 모델들 대부분은 LED를 하향으로 사용하고 레이저를 주로 상향으로 사용한다.

i8에 선보인 레이저 헤드램프. 이 기술 덕분에 BMW 모델들은 보다 얇은 헤드램프를 만들 수 있다. Photo=BMW news

이론적으로 보면 작은 면적으로 큰 효과를 내는 레이저 헤드램프는 이상적인 기술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극히 일부 브랜드의 독보적인 기술로 여겨진다. 현재 레이저 헤드램프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는 BMW와 아우디 정도.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발열 문제 등 조금 더 개선해야 할 부분도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LED 헤드램프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레이저 헤드램프는 옵션으로 보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결국 대중화된 기술로 자동차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